Exhibition
La Rêverie Intime – l’espace où l’âme résonne
시적 공간
Seo Wonmi, Balhwa, 2025, Oil, oil pastel on linen, 130.3 × 130.3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La Heen.
본 전시는 바슐라르 (G. Bachelard)의 ‘시적 공간’ 개념을 바탕으로, 상상력이 감각과 기억, 신체적 경험에 뿌리내릴 때 탄생하는 몽상적 공간을 탐색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두 작가 윤향란과 서원미의 작업은 특히 선을 매개로 내면의 울림과 감각의 흐름을 시각화하며, 물리적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시적 지층을 구축하고 일상의 것들에 새로운 깊이를 부여하고 있다. 이들의 선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감정과 기억을 불러일으키며, 관객이 사유와 감응의 공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이끈다.
윤향란 작가는 선에 대한 근원적 탐구를 바탕으로 내면의 충동과 감각을 표현하며, 특정 대상에서 벗어난 즉흥성과 유동성을 통해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선보이는 ‘즉흥 드로잉’ 시리즈는 평면과 공간을 넘나드는 선 드로잉과 조각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작업들은 감정과 정신의 균형 속에서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선의 에너지를 시각화하고 있다. 이처럼 완결된 형식이나 기성의 구조에 안주하지 않는 그의 작업은 정신적 수양의 태도를 담지하며, 바슐라르의 ‘시적 공간’이 지닌 무한한 감각의 굴절성을 예민하게 포착해낸다.
서원미 작가는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사소한 감각들과 그것이 환기하는 상상력을 회화적 언어로 전환하며, 문장이 형성되기 전의 말, 말 이전의 감각, 그리고 감각 이전의 미세한 진동을 화면에 끌어들인다. 그는 말소리, 숨결, 분위기처럼 흐릿하고 분산된 감각들로 화면을 채우는데, 이 과정에서 선은 고정된 형상을 구성하기보다 감각이 스친 자리나 감각의 미세한 결을 시각화하는 매개로 작동한다.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서 부유하는 서원미의 선들은 이렇듯 일상에서의 찰나의 감각을 내면화하고 확장시키면서, 바슐라르가 말한 몽상의 공간, 즉 감각과 시간, 기억이 교차하는 ‘시적 공간’의 심층을 모색하고 있다.
Seo Wonmi, Painter, 2025, Oil, oil pastel on linen, 91 × 117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La Heen.
Yoon Hyanglan, 즉흥 드로잉, 2025, Oil pastel on hanji mounted on canvas, 72.7 × 60.6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La Heen.
2025. 08. 14. (Thu) – 2025. 09. 20. (Wed)
La Heen